아침에 물을 먹으면 화장실에 가야하기때문에 목이 말라도 물을 먹지 않았다.
받아놓은 물을 다 써서 회사에 가서 화장실을 써야하기 때문이다.
회사에 가서 물을 벌컥벌컥 마셨는데 30분마다 소변때문에 화장실을 갔다. 사람 몸은 어떤 극한 상황이 되면 평정을 유지하려고 하나보다.
몸에 이상이 오는것 같아서 갈증을 참지는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틀 단수를 겪고보니 화장실 변기 물 확보가 가장 시급한것 같다. 그래서 화장실을 덜 가려고 갈증을 참은게 몸에 악영향을 끼친것 같다.
안씼고 덜 먹을수는 있는데 배변의 욕구는 어쩔수 없으니 화장실 물만이라도 쓸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설거지
급수가 될때 밥그릇까지 동원해서 물을 받아놓았지만 설거지를 여러번 할수 있을 정도의 양은 확보를 할수 없다. 산업용 큰 고무다라이를 소지하지 않은한 불가능해보인다.
작은 바가지에 한번 헹구고 헹군물은 버렸다. 헹군물이 이까워서 변기 뒷쪽 물통에 버렸다가 더 지저분해져서 첫 헹군물은 그냥 버렸다. 그 다음 헹군물은 모두 화장실 변기 뒷 물통에 넣는다.
설거지가 정말 오래걸리고 힘들다. 헹굴물도 없어서 쓰지않던 일회용품을 쓴다.
욕조에 물을 한가득 받아놔도 이틀단수에는 화장실 변기물 조차도 부족해서 최대한 회사에서 화장실을 쓰고 오려고 하고있다.
아파트만 단수를 하는 상황이고 아파트마다 급수시간과 급수의 양은 다르다.
어느아파트는 이틀간 단수, 어느 아파트는 하루 아침 저녁 10분씩만 물을 쓸수 있다고 한다. 어느 아파트는 새벽 5시간만 단수고 아예 단수를 안하는 아파트도 있다. 아파트 단수는 관리실 방송 또는 엘리베이터 게시문을 보고 파악할수있다.
식기세척기나 세탁기를 돌리다가 단수되어 곤란을 겪는 경우도 많다.
언제 아파트 단수가 끝날지 모르며 단수해결을 위해 어떤 계획과 노력이 있는지 알수없다.아파트 생활자는 상하수도요금을 내기때문에라도 불팔요하게 과도하게 물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렇게 몇일씩 특정 거주자에게만 단수를 하면 과연 물확보에 어느정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지 궁금하다. 기본적인 인간의 생활을 힘들게 하는 장기간 아파트 단수는 삶을 피폐하게 하고 있다.
특히 단수시행 아파트에 살며 영유아, 환자, 노약자가 있는 가정은 더욱 힘들것 같다. 씻는것, 화장실 거기다 생수까지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2리터 생수 6개를 관리사무소에 가서 배부받았다.
전제 지역 단수가 아니라 특정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만 각기 다른 시간과 방식으로 단수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같은 지역에라도 단수의 체감은 각기 다르며 그 피해의 크기도 각기 다르다.
(다음날)
52시간쯤 던수가 시행된 후 아파트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 되었는지 아침 저녁으로 3시간씩 물을 쓸수 있도록 해준다는 소식을 들었다.
오래된 아파트, 신축아파트의 저수조 위치와 기능이 달라서 일괄 적용은 안된다고 한다. 그래도 전보다 오래 물이 나와 다행이다. 52시간 단수는 거의 사람이 살수없는 환경이었다.
물은 이전보다 오래 나오지만 수후 물을 틀었을때 녹물이나 심한 락스냄새가 난다. 피부트러블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 얘기가 많다. 할수없이 수돗물을 쓰고 생수로 마지막 설거지를 헹구거나 샤워후 마지막은 생수로 헹군다.
수많은 일회용품과 생수병이 나온다. 일부 아파트를 쥐어짜는 단수는 과연 물절약에 효과가 있을까?
특히 아기가 있는 집은 딱하기 그지없다. 말만들어도 도와주고 싶을 만큼 큰 어려움에 처해있다. 아기는 기저기를 차기때문에 수시로 물로 씻겨야한다. 아직 손목도 회복이 안되었을텐데 한손으로 아기를 안고 한손으로 생수를 따라 씻기고 있다고 한다.
비가 와서 댐의 저수율이 15프로가 넘었다고한다. 20프로가 넘으면 단수가 해제 된다고 들었다. 이렇게 기술이 발달된 세상에서 단수밖에 대응이 없는것이 의아하다.
어쩔수없는 외식과 일회용품구입, 생수구입등 단수로인한 소비 지출이 크며 심리적으로도 불안하고 무기력 해지는것 같다.
몇주가 지나 비가 오면서 아파트 단수가 해제되었다.
일상의 평온을 찾고 있다.
자연재해로 특정 집단에 어려움에 있다면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계획, 시행하는 과정등이 투명하게 공개된다면 혼란이 덜 할것이다